「녹차로 아름다워지자 10」프로젝트     


1.   담배를 끊겠다. 일단은 거기서부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10이란 말 그대로 10단계를 말하는데, 1단계는 담배끊기.
     그럼 2-10까지는 어떤 단계를 지니고 있는가?

2.   하루 규칙적으로 6시간 수면한다. (안정된 수치를 위해)
3.   하루 영양을 고려한 5가지 이상의 반찬으로 3끼 식사를 지킨다.
4.   하루 운동 30분, 스트레칭 30분을 거르지 않는다.
5.   녹차는 많이 마시면 몸이 차가워지고 카페인 함량이 높은 등
     과했을 때의 폐해가 있으므로 하루 500미리를 넘기지 않는다.
6.   녹차 이외의 음료 및 간식을 먹지 않고 녹차 성분 이외의 다른
     성분을 몸과 내장에 닿게 하지 않는다.
7.   화장품라인을 비롯한 미용제품 전반을 녹차라인으로 바꾼다.
8.   녹차는 2번이상 우리지 않으며, 그 후의 찌꺼기는 입욕제 및
      팩, 세안물 용으로 쓴다.
9.   매일 아침 세안시 헹굼물을 녹차로 한다.
10.  일주일에 2번은 팩, 2번은 마사지, 2번은 필링, 1번은 입욕 및
     사우나. 물론 전부 녹차로.


피부는 28일 주기로 바뀌므로 변화수치와 안정화수치를 비롯한 그래프를 위해
최소 3개월 지속한다. 수치기록에 있어 신체 사이즈, 체지방율, 체내수분,
모공사이즈, 피부의 투명감 (멜라닌 색소의 증감도)의 변화도를 중점적으로
체크한다. 부가항목으로는 호르몬변화라든지  피부마찰계수등이 있으나
직접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운 항목이므로 육안과 감을 통해 확인하고
결과는 느낌으로 표기, 공식그래프와는 차별화하겠다.

체크는 1주일간격으로 총 12번의 체크가 있겠다. 이번에
녹차로 아름다워지자는 취지이므로 메인성분이 녹차지만
성분의 보조를 위해 쓰이는 부가성분, 즉 녹차와 궁합이 맞아
녹차의 미용목적을 높여주는 것에 있어서는 사용을 금하지 않겠다. 
(쓴 부가성분은 반드시 표기한다)

# 녹차 이외의 다른 성분을 시험해보고 싶다면 1-4 항목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항목에 쓰이는 성분명을 바꾼다. 비교실험도 재밌을 듯.
   이번에는 간단한 미용이 목적이지만 종합적으로 바꾼다면
   흡입하는 향, 조명, 일광량, 식사메뉴, 부가 영양제품, 배경음악 등을
   다채롭게 조합해서 임해보자.

# 이 프로젝트는 7월 1일부터 9월 1일까지.
결과발표는 9월 중순에서 말에 발표할 것이다.


 그나저나 녹차 이외의 다른 어떤 음료도 안된다니 술도 안되고
사이다도 안되고 흑흑. 이건 좀 서러운데? ㅠㅠ 게다가 이런 실험해서
진짜 알수 있는거야? 무작정 써보는것보다는 좀 과학적이려나? -_-;


하야미 쇼, 마성의 목소리


 지나친 섹시함으로 인해 한 사람을 파멸의 골짜기로 초대해 버리셨다.
아마 딱히 초대할 생각은 아니었겠지만 누구나 그런 몹쓸 목소리를 듣고 나면
자신이 초대되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단 말이다. 아니 자각이라기보다는 운명?  
... 운명설에 더욱 확신을 실어주는 것은 어쩌다가 가입해서 어쩌다가 자주가는
리스트에 올린채로 한번도 가지 않아 지우려고 했던 클박에 관련자료가
넘치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로선 추호도 관심없는
성우의 영역에 데뷔시켜버린 하야미 쇼. 당신은 정말.. 흑흑

나쁜 남자!! 나뻐!

 아무튼 절애라는 만화를 안다면 주인공 난죠 코지도 알 것이다. 광견에 비유되기도 하는
축구소년 온리원의 미련할만큼 뜨거운 사랑에 온 세상 여자들을 다 지걸로 만들어도
시원찮을 카리스마 가수가 직업인 그. 바로 그 난죠 코지를 우리 하야미 아저씨
 (랄까 이미 아버님에 가까운 나이-_-;) 가 맡아 앨범까지 내셨다! 앨범중엔
바로 날 파멸의 골짜기로 인도한 곡이 있었는데....

 ... 그 곡은 반드시 헤드셋을 끼고 들어야한다.
척추를 무너뜨리는 마성의 목소리에 헤롱헤롱 넘어가는건 시간문제란 말이다.
아니 시간이 문제가 아니다. 그냥 플레이 하고 10초도 안되서 넘어간다.
흑. 그 곡만이었다면 아직 정상인의 궤도에서 룰루랄라 할 수 있었을텐데,
언제나 그 공연한 호기심이 문제. 난, 그 노래의 어둡고 잔인한 섹시함보다
더한 작품이 있대서, 그래서, 흑흑.

 '감금의 관'


까지 들어버린 것이다!!!!!!! 아아아, 노래 바로 윗줄에 링크된 감금의 관은
그것은.. 그것은... 악마. 악마의 작품 ㅠㅠㅠㅠㅠㅠㅠ
팬들은 단연코 백작님의 카리스마가 흘러넘치는 1번 트랙을 강추했으나 나는
아버지뻘에 가까운 하야미 쇼의 초등학생 연기를 들으며 '젠장 사랑스러워 죽겠네' 하고
꼴까닥 운명해버린 것이다. 미치도록 사랑스러워서 하루 내내 그 트랙을 들으며
자연스레 하야미 쇼의 web s.s.d.s (super style doctor story?) 라디오를 다운받고
미라쥬도 다운받고 관련 인터뷰도 다 다운받고 그리고 그리고... 오늘도 듣고 있다.
귀가 녹아흘러내릴 듯한 저 저주받은 색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지만 더 듣고 싶어.
녹여줘 ㅠㅠㅠㅠ

 (그런데 세키 상에 비해 아니, 꼭 비교하지 않는다해도 어째서
하야미 쇼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걸까? 이시다 아키라라든지 세키 토모카즈라든지
모리카와라든지 스와베 쥰이치라든지 매니아층이 이렇게 널부러지게 많은데
왜 하야미 쇼의 매니아는 없단 말이냐? 그 흔한 팬까페 하나 보이지 않는 것은 정말
어째서란 말이냐?! 왜! 왜!!! 나제나노다!!!!1 ㅠㅠ~~~)



 아무튼 한달에 한번씩 겪는 마법은 어느모로 보나 '저주'에 가깝다.
그 저주 덕분에 병원신세도 져보고, 방바닥 장판을 다 뜯어가며 고통에
오열하기도 해보고, 저주로 인한 말못할 아픔에 진창 눈물지어봐도
정말 사람들은 '말도 못하게' 한다. 왜? 대상이 여자라면 누구나 걸리는
대중적인 저주라서 그렇고(자기들도 그렇게 죽을듯 말듯 살고 있어
거의 무감각한 경지에 이르는것이다) 남자라면 겪어본적 없어 그 고통을
쉽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 저주로 인한 대표적인 병명은 '빈혈'이다. 완전치유가 불가능한 생활습관적
병명리스트에 당당히 기입할 수 있는 빈혈, 여기에 필요한 아이템이 있다면 그것은
철분약이다. 판타지게임으로 비유할 수 있다면 피통쯤 되겠다. 저주의 카니발(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열흘, 혹자는 약과 치료가 없으면 기간 없이 영원히 이어지는)동안
복부엔 형용할 수 없는 고통, 머리엔 두통, 기타 난잡한 통증을 겪는 냉혹한 현실에서
철분약이라는 아이템마저 없었다면 어땠을까?

 딱딱하고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이 침대는 과학이라고 강조하는 에이쓰 매트리스마냥 울렁대고
계단은 소실점을 상실하며 고인물이 파도치는 각종 감각의 혼란을 막을 수 없어
죽어도 진작에 죽었을 것이다. 아, 정말 필요한 아이템이다.

 그런데 그 미치도록 필요한 아이템은 정말이지 섭취시마다 울컥울컥 짜증을 유발한다.
말도 못하게 비려서. 그리고 비싸서. 저주탓에 매달 적어도 만원이상 헌납하는 입장에서
비리고 비싼 철분약을 마시고 있노라면 분노게이지가 차곡차곡 올라가는게 느껴진단 말이다.
가끔 MAX로 치달아 폭발할 때도 있다. 1)우울증과 철분약의 결혼시 또는
2) '여자는 생리 핑계 대면서 군대 안간다고 버팅긴다' 라는 남자들의 헛소리를 들을때.

 1) 저주기간은 난데없는 우울증의 삽입을 부드럽게 허용한다. 요즘은 우울증을 '마음의 병'
혹은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한다는데, 그렇다. 저주는 '마음의 감기'를 헤이컴온! 하고
무슨 집에서 키우는 개마냥 친근하게 불러들여 지들끼리 같이 논단 말이다. 아무튼
우울한 날에는 뭔짓을 해도 우울해서 웃어도 우울하고 울어도 우울하고 자면서도 우울하고
술마시면 더 하다. 그 와중에 비린 철분약을 마실때는 갑작스레 삶에 대한 의구심마저 든다.
의구심이 커지다 보면 '이런 개떡같은 삶 뭣하러 태어났어!' 등 헛소리와 함께 분노폭발.
(다른 경우로는 자살미수, 충동적으로 슬쩍하기, 과격한 히스테리 반응 등)
혹자는 이런 연쇄반응을 뫼비우스의 띠라고 말하기도 했다.

 2) 남자들의 헛소리는 개소리로 치부하고 한귀로 흘려듣는 편이지만 핑계가 어쩌구
버팅긴다 어쩌구는 차마 흘려듣기가 힘들다. 누차 얘기하는 문제지만
핑계는 국방부에서 대고 있고 버팅기는 것 역시 마찬가지인 마당에 뭐하러
여자들이 서명운동까지 해가며 굳이 군대가야겠다고 하겠나. 생리대, 생활필수품의 가격에
이유가 있다면 그게 다 군대보조금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좋다. 서명운동이고 나발이고
다 전원단결해서 군대갈수도 있다. 여성호르몬은 정상치로 두고 생리만 없애다오.
내 눈에 불을 키고 반드시 군대에 들어가주마. 하는김에 임신도 니네 남자들이 해다오.
못하겠으면 여자들이 애낳기 싫어해서 출산율이 낮다는 개소리 집어치우렴.

  이런 와중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즉 모국에서 생리휴가라는 급진적 발상이
유통되고 있는 현실이 얼마나 뜨거운 감격인지 이건 아는사람만 안다. 이런 안건을 낸
여성부가 맨날 예산을 쓰레기통에 꼴아박고 있다고 그저 짓씹기에 바쁜 사람들은
저주로 인한 고통에서 자유로운 사람들이 분명하다. 물론 대부분 남자겠지.
왜 남자들은 저주를 겪지도 않는 주제에 한달에 한번씩 히스테리를 부리는등
요령만 좋은지 모르겠다. 제발 좀 겪어줘. 인류의 공감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권해주고 싶다.

... 이런 기나긴 글을 쓰는 이유도 다 거지같은 통증에서 벗어나고 싶어서다.
뭔가 한군데 집중하면 그나마 좀 나은것 같기도 하다가 죽을것 같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보다 빨리 시들어버렸으면 싶다. 폐경이여 닥쳐라! 너를 품에 안고 난 장렬하게 여성호르몬을
버려주겠다! 젠장~ 좋게 생각하면 임신에의 공포에서 자유롭지 않은가?! 그렇다,
시든꽃에 비유되어도 좋다. 악몽같은 저주에서 벗어날수만 있다면.

P.S : 요즘은 철분약의 맛이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비린것에 비해 효과면에서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더 비싸고. -_- 지속적인 철분의 흡수를 위해
      좀더 경제적이며 좀더 문화생활적인것으로 차라리 미당 복분자라는 엑기스를
      추천하겠다. 공식적으로는 숙취해소음료지만 비공식적으로 철분약보다 철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는 말을 믿고. 달리 생각하면 정신적인 효과일런지 모르겠지만
      실제 저주기간중 고통을 덜어주기도 하며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사실 뭐가됐든 철분관계라면 먹지 싶지 않지만!!!!

P.S. 2 : 이 저주 덕분에 여성호르몬과 임신가능성의 안녕을 기원할 수 있는 것인데
          고통만 너무 부각됐나 싶다. 실은 그러라고 썼다. -_-

 '정열대륙'이라는 프로그램은  가수나 배우, 혹은 극작가, 기타 유명인의 뒷모습까지
볼 수 있다는 점(어쩌면 그것또한 연기일지 모르나)에서 기회가 있을때마다 곧잘
찾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일례로 배우로서 오라를 한껏 뿜어내는 오다기리 죠 역시
정열대륙을 통해 보다 색다른 매력에 접근한 바 있어 다음엔 누가 나올까하는
신선한 기대감마저 안겨줬었는데...

  이번에 본 정열대륙은 일본드라마나 영화를 눈여겨 봤다면 한번쯤,
아니 줄곧 매니아로 남을 수 밖에 없는 다재다능한 엔터테이너에 대한 것이 아닌가.

  그의 이름 바로 '쿠도 칸쿠로'♡
  '나의 마법사', 'I.W.G.P', '맨하탄 러브스토리', '키사라즈 캐츠아이, '타이거&드래곤' 등
  수많은 드라마 및 연극계의 각본가 겸 연출가, 감독 및 배우, 게다가 밴드까지 하며
  폭 넓게 재능과 영향력을 발산하는 그 이. 기발한 상상력과 특유의 개성에 그를 흠모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물론 나도 그 중에 하나다.

  아무튼 쿠도 칸쿠로가 나온다니, 매니아로서 신나는 일 아닌가.
다운받자마자 기말공부도 뒤로 제끼고 흥분해서 영상을 돌려보다가
과거 멘토레G(쟈니스소속 스맙동기 아이돌그룹 토키오가 진행하는 쇼프로그램)에 이 분이
나왔을 때와 같은 격한 충격을 또 한번 느껴버렸다. 무슨 격한 충격?
새삼스럽게 이 분에 대해 말하자면, 이 분은 옛날옛적부터 사모하시던 분이 있어
22살쯤 되는 꽃다운 나이에 장가드시고 지금까지 바쁜 와중에도 그 사랑 이어가며
잘 살고 있는 유부남 멤버다. 그런 그에게 오다기리 죠에게서도 느끼지 못했던 섹시함을
왜 갑자기 느껴야 되는거냐. 왜?  이런 의미로서의 격한 충격인 것이다.

 빈약한 몸매에 모자라서 친근감 넘치는 생김새 (응?..) 심각한 치열에 .. 됐다.
뭐 그런 눈에 빤히 비교도 되지 않는거 다 집어치우자.  분명 내가 느끼는
그만의 섹시함은 외모에서 나오는게 절대 아닐 것이다. 내가 느끼는 부분들은 이런거.
좁은 작업실에 처박혀서 원고도 뒤로 미루고 야구경기에 심취하며 담배를 뻑뻑 피우는
모습이나 자신이 연출하고 배우로 나오는 무대에서 다른 배우들의 리허설을 지켜보며
애같이 웃는 천진난만한 모습이나, 원고쓸때 매섭게 집중력을 발휘하긴 커녕
이거저거 딴짓하는 케로로 중사같이 우유부단한 모습들.
왜 그런데서 이렇게 섹시하시냐. 당신.
아직 내 눈 멀쩡한데... 멀쩡할까?

  내가 그의 매니아라서, 그의 작품에 빠져서 창조자인 그에게마저 필연적으로
빠질수 밖에 없는걸까? 하지만 아무리 박명수가 만드는 치킨이 맛있단들 박명수까지
맛있어보이진 않을거 아니냐. 아니다. 이거 비유 좀 이상하다.  .... 아니다 모르겠다.
일례로 난 피아졸라의 음악을 심하게 섹시하게 느끼기에 그를 만날 수 있다면
청년이건 노인의 모습이건 뭐건 숨막혀 죽을때까지 키스로 매달릴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아귀가 맞는것도 같다.

 ... 그래도 피아졸라는 좀 받아줄 것 같은데 쿠도 칸쿠로는 처음 보는 여자가
냅다 키스하자고 달려들면 난색하고 달아날 것 같단 말이야. (누구라도 달아나....-_-)
아무튼 정열대륙 보면서 쿠도 칸쿠로에 대한 흠모의 정이 더 깊어져 버렸다.
그가 나에게 이리 섹스어필 될줄 누가 알았을까.

  또 나와 같이 그 남자의 섹시함에 대해 눈 뜬 사람 없으려나 ..

 

 

에그.

2006/11/17 03:01

나는 환청을 듣는다. 부엌 찬장 안에서 뭔가가 계속 노크하는듯한 소리,
제야의 종소리처럼 뜬금없이 종이 몇번이고 울리는 소리, 누군가 우는듯한 소리,
다행히 아직 말을 걸어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옆에 엄마나 친구가 있을 때는
괜찮은데 혼자 있을 때 이런 소리들이 들려오면 참 난감하다. 무슨 방법을 써야
사라지나? 컨디션이 안좋거나 피곤하면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몇년간 환청에
시달려왔다는 이모는 웃는 얼굴로 공부나 열심히 하란다. 순식간에 별거 아닌
증상으로 진단되어서, 뭐랄까. 맘이 놓였다기보다는 왠지 분한 느낌이 들어버렸다.
별 시덥잖은 현상에 지레 겁먹어서 와들와들 떠는 한심한 녀석이 된 것같은 느낌?

피곤하다. 어쨌든 그 탓이려니 싶다.

하루

2006/11/07 21:56
그대로 산더미처럼 쌓인 설거지감을 망연자실 쳐다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한가지 밖에 없었다. 방치플레이.

들어는 보셨으려나. 아마 설거지통을 넘어서 선반에까지

닿을 닦을 거리들은 오싹오싹 쾌감을 느끼는 중이겠지, 곧

피어오를 구더기를 기다리면서. 우에엑-.


그 외엔 깔끔하게 청소해놓고, 여유롭게 커피와 담배를 즐기면서

나는 또 한가지 의문점이 떠올랐다. 지금 이 시점 (11월 7일)에

벌써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추위로 접어들었다는데 이게 그저

변덕이 아니라 지속적인 추위의 과정이라면 앞으로 몽골초원보다

더 추워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긴가? 노노노노노.


아니 그럼, 내가 아침에 정신없이 일어나서 분주하게 학원갈

채비를 마친 다음에 버스를 기다리는 10-20분동안 영하 10도쯤의

바람을 맞고도 감기에 안걸리는 무쇠체질일까? 그것만큼은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데 3일에 한번씩 감기기운이 깃들거라고.

그렇게 되면 동네 근처 유일한 내과에 단골손님이 되겠군. 거기

내과 선생님은 잘생긴 20대 후반쯤의 독신일까?

미국 트렌디 드라마쯤을 꿈꾸며 꼬실만한 대상이 될까나?

아닐거 아냐! (버럭) 

// 적어도 하우스박사님만큼은 되야지 (꿍얼꿍얼)

 우리 할머니께서 옛날에 감명받은 영화가 있었는데, 지금은 제목도 내용도
그다지 세밀하게 기억나지 않으시다고 한다. 대충 냄비뚜껑 장사치 얘기였던 것 같다.
가업대대로 냄비뚜껑을 만드는 장인집안에서 태어난 아들이 그것을 팔기위해
고군분투하며 (지금으로 따지면) 영업왕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인데,
뭐, 성공스토리를 다루는 영화치고 그 성공으로 나아가기까지의 치열한 과정에
감명받지 않는 구석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도대체 어떤 부분에서 감명을
받으셨는지 종종 그 얘기를 하신다.

한 번은 계속되는 스토리텔링에 조금 지겨워진 내가
"그래서 포인트는 어디에요?"
하고 다소 무례하게 질문하자, 할머니는 웃었다.
"모르겠니? 그럼 설명해주마. 냄비뚜껑 만드는 것 자체는 대대로 가업이었으니
그다지 자본은 들지 않지? 두다리로 걸어다니며 집집마다 방문해서 다니는 사업이니
교통비도 따로 필요없지, 원체 영업이란 것 자체가 따로 가게를 내서 하는 것도 아니니
지속적으로 돈 들 일도 없고 말이다. 그렇게 맨 몸뚱아리로 시작한 돈벌이에서
청년(주인공)이 깨달은게 있지. 네가 생각하기엔 뭘 깨달았을 것 같니?"

뭘 깨달았을까 그 청년.
영화를 직접 봤으면 아마 얘기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말이지.

" 모르겠어요. "
" 청년은 냄비뚜껑을 팔려고 노력하지만 그렇게 노력하는 것에 비해서는 뚜껑이
잘 팔리지 않았어. 그게 말이다. 그렇게 소모품이라고 보기도 뭐하잖니. 써서
없어지는게 아니니까. 집집마다 이미 하나씩 갖고 있는 물건이기도 하고,
여자들 마음을 뒤흔들만큼 뭐 그렇게 엄청난 디자인이 나오는 물건도 아니잖니.
그렇다고 그 시대에 냄비뚜껑에 디지털 어쩌구를 붙이는 것도 아니고 그치? "
" 그.. 그렇죠. "
" 청년은 고민하다가 우물가에 주저 앉았는데, 왠 아낙네가 낑낑거리면서 물을
못퍼는거야. 허리에 지병이 있었는지 어쨌는지. 그 꼴을 청년이 보다가 어차피
냄비뚜껑은 팔리지도 않고, 괜히 이렇게 주저앉아 시간만 보낼바엔 불쌍한 여자나
도와주자, 하고 아낙을 도왔는데 말이다. 그게 우연찮게 좋은 인연이 돼서 아낙이
냄비뚜껑을 사줬어. 그리고 그 마을을 갈 때면 그 아낙이 막 입소문을 내놔서
다들 하나씩 냄비뚜껑을 꼭 이 청년에게 사라고 부추기는거야. 한번 그런식으로
돼노니 이청년은 어딜 가서든 일단 뭘 사게 하려는 생각으로 사람에게 접근하는게
아니라 일단 사람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걸 잘 해줬어. 그러다가 그러다가
아까같은 인연들이 거미줄처럼 생겨서 청년이 냄비뚜껑의 일인자, 영업의 일인자가
된거라니깐. 결국 사람과의 인연으로 청년이 영업왕이 된거지. 이게 얼마나
신통방통한 일이냐. "
" 아.. 응. 네. "

  얘기는 잔뜩 들었는데 그다지 가슴으로 와닿는 얘기는 아니었다. 원래 남이 깨달은
이야기는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 잘 와닿지 않나보다. 아무튼 이 얘기도 상당히
오래전에 들은 얘기였는데, 오늘 갑자기 그걸 깨달았다. 아주 같은 노선이라고 하기엔
상당히 무리가 있지만서도.

최근, 다니는 학원을 그만두고 새로운 학원에 등록하려고 하는데 그 새로운 학원으로
물망에 오른 곳이 두군데 있다. 위치나 시간, 조건이나 기타 특전이 상당히 비슷비슷하면서도
그 곳만의 개성이 있어서 고르기가 어려웠다. 오늘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해서 1일수강도
듣고 마지막으로 상담을 받아봤는데 이게 아주 골때렸단 말이다. 정작 수업은 뭐 그렇게
감흥오는 구석은 없었다. 원체 수업이 다 거기서 거기 아닌가-_- 머리속에 칩이라도
박아주겠다고 덤벼드는 외계인같은 선생님이 아닌한 그 밥에 그 나물.

그런데 최종 상담을 받으면서, 두 학원의 상담스타일이 크게 다른 것에 대해
재밌게 생각하면서 주체못할 불쾌감이 스물스물 기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먼저 들른 쪽은 직접 종이에 써가면서 여러가지 궁금해하는 사항, 묻지 않아도
궁금할 것 같은 사항에 대해서 세밀하게 분석해가며 얘기를 해줬다. 커리큘럼,
수강인원, 수강료, 구성인원, 진행과정, 앞으로의 전망, 현실과 이상의 차이점, 기타등등.
친절하고 딱 부러지는 말씨와 함께 레벨테스트를 진행하면서 왠지 모를 신뢰감이
그 상담자로부터 퐁퐁 솟아나는 걸 느꼈다고나 할까. 나중엔 순서대로 정리된 그
종이를 주면서 명함을 건네줬다. '혹시 부모님께서 이해 못하시는 부분이 있거든
저한테 전화주세요. 제가 설득 가능하도록 잘 얘기해드리겠습니다.' 신뢰감!!!!!!!

그런데 두번째로 들른 곳은 학원 전단지도 안줘, 맹하니 풀린 눈으로 강약조절도
없이 슬슬슬슬 얘기해, 묻는 질문 요지도 파악 못하고, 다시 한번 설명해달라니까
그걸 이해못하겠냐고 타박줘, 두번째 설명하면서 대충 알아들을 것 같아 고개를 주억거리니,
픽 웃으면서 이젠 이해가요? 아니 왜 그걸 이해못하셨어요. 하는데 진짜 데스크에
앉아있어 학원의 얼굴을 책임지는 사람이 본격적으로 소탈한 모습을 하고 앉아있는 것도
웃겼지만, 그 꼴을 더 심각하게 소탈하게 만들어버리고 싶은 욕구가 불길처럼 치솟았다.
질문하는 것 이상의 대답은 절대 없고, 일어서자 마자 고개를 딱 돌리고 컴퓨터를 하는데
언능 꺼져라라는 강한 포스가 흘러나왔다.

정말 대조적이다. 사실 두번째로 들른 학원쪽이 특전이라든가 수업시간이라든가 하는
구성이 더 마음에 들어서 그쪽으로 기울었었는데 최종상담을 받고나서는 진짜 -_-
첫번째 학원으로 심각하게 마음이 기우는 것이다. 그러나 수업을 진행하거나 수업 후
전망이라거나 하는 것은 상담자와 전부 하는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이렇게나 마음이 기운다. 상담 잘 받은 곳에서 학원을 등록하고 싶다. 이 마음이
앞서 냄비뚜껑 장사치의 영업마인드에 감명받은 할머니의 논지와 무엇이 틀리겠는가.

  ... 학원 어떻게 정하나 (먼 산)





 

  왜, 중국집에 전화할때는 이런 법칙이 있지 않는가.
자장면 시킬땐 짬뽕, 짬뽕 시킬땐 짜장면이 생각나고, 결국 서로 다른 메뉴를
시킨 두 명은 서로의 메뉴를 뺏어먹느라 여념이 없어진다는 바로 그 법칙.
중국집에서만 통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포장마차가 있다. 주로 떡볶이, 순대, 튀김이 대표주자로 꼽히고
뒤를 이어 겨울의 여신 오뎅과 떡볶이를 변형한 떡꼬치, 경우에 따라 핫도그나
부침개를 내놓는 경우도 있다. 길거리 어디 붐빈다고 하는 구석엔 대부분
자리잡고 있으며 타겟층은 어린 아이서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형언할 수
없이 다양하다. 가격대는 그런 이들을 아우르기 딱 좋은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본다. (요즘엔 많이 오르는 추세지만)

그런 포장마차의 대표주자로 꼽힌다는 삼인방. 떡순튀-_- 어감이 안좋다.
튀순떡? ... 떡튀순.. 뭘 해도 어감이 좋지 않구나. 아무튼 이녀석들의
활용도는 어딜가나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보통 어느 하나를 고르기보다는
셋트로 시키는 경우가 많다. 떡볶이를 시켜 매운맛을 즐기며 그 양념에
김말이 튀김과 만두튀김을 비벼먹는다든가, 순대의 순하고 그레이스한 맛에
양념을 묻혀 화끈하게 즐겨본다든가하는 다중 플레이를 즐기는 것이다.

  순대 하나만 시켜서 배부르게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뭔가 2퍼센트 빠진
맛이 난다. 자극 없는 그 순한 맛, 먹을 수록 느끼해지는 약간의 거부감..
아, 그 순간 딱 생각나는 건 떡볶이 양념. 그렇다면 떡볶이와 순대? 물론
그 둘끼리만 만나는 경우도 삼삼하게 있기는 하다. 그러나 너무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관계로 끝나니, 볼륨감이 없어 서운한것도 사실. 그렇다.
서로는 서로를 부르는 것이다! 둘만 있을때도 셋이 되길 원하는 그 묘한
관계... 떡튀순!!!!!!!!!!


.... 먹고 싶어서 써봤다 (..)


 

나와 그녀

2006/10/17 02:49

손을 맞잡고 머리를 맞대고, 가끔은 무릎베개도 해주고.
그런 친밀한 사이에서 감성을 교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몰라요.

같이 있어도 외로운 사람들이 아니라, 같이 있기에
행복하고 충만한 우리들이 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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